꽃이 진 자리 (FIN)

녤휘 / 꽃이 진 자리 외전.

꽃이 핀 자리 W.레이첼 나는 당연히 우리의 연애가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믿었다. 이제 우리의 마음이 같다는 걸 완벽하게 확인했으니까. 그야말로 완벽하게 말이다. 그래서 9년의 부재 역시 손을 맞잡은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. 그야말로 완벽하게 -미안해 아침부터 벨소리가 울려대 침대 머리맡으로 손을 뻗어 간신히 전화를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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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으...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눈이 떠졌다. 가슴팍 위에 묵직한 무언가가 올려져 있었다. 아래로 내리깐 시선으로 그게 누군가의 팔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건 금방이었다. 그런데 누구? 그러고보니 내 방도 아니었다. 술을 마신것도 아닌 데 조각난 기억에 인상을 쓰다가 고갤 돌려 팔의 주인을 확인했다. "아" 다니엘의 얼굴을 보자마자 아 맞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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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축축해진 이마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. 깊은 잠에 들지 못한 지 며칠 째였다. 숙직실 안엔 형들이 코고는 소리로 가득했다. 시계를 확인하니 새벽 3시였다. 두 시간 후면 일어나 촬영을 가야했기에 지금 더 자두는 게 훨씬 나을테지만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. 희미한 불빛들이 번져있는 복도를 멍하니 배회했다.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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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벤에서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나오는 데 촬영장 쪽이 시끄러웠다. 거리가 꽤 있었는데도 단박에 알아봤다. 샛노란 비니를 쓴 이대휘가 여기저기 인사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. 하루만에 보는데도 심장이 뭉근하게 아파왔다. 너도 날보면 그러려나, 그렇대도 나만큼 아프진 않았으면 좋겠다. 얼마간 자리에 서서 이대휘 쪽을 쳐다보니 매니저형이 묻...

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선배의 차를 타고 방송국에 도착할 때 까지 단 한마디도 오가지 않았다. 난 간헐적으로 선배의 얼굴을 힐끗거렸지만 어떤 표정도 읽을 수 없었다. 무서웠다. 성우선배에 대해 정의내려 본 적은 없지만 이제와서 굳이 내려야 한다면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. 좋은 선배였고, 존경하는 연출자였다. 선배는 날 좀 달리 보고있었겠지만. 이기적인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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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하루를 꼬박 잤다. 어젯밤 성우선배는 날 바로 집에 데려다주곤 너 내일 병가니까 하루라도 푹 쉬어- 하곤 바로 방송국으로 가버렸다.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고 일어나니 다음날 오후 네시였다. 핸드폰엔 스텝들이 보낸 카톡과 문자가 가득이었다. 개운해진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. 일단 씻어야지. 씻고 밥 먹고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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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이 진 자리 W. 레이첼 대휘 시점에서 다니엘 시점으로 바뀝니당 : ) 그건 정말 긴 꿈이었다. 내가 다니엘의 곁에서 행복했던 시절들이 마치 영화처럼 흘러갔다. 아, 우리 저때 정말 예뻤는데, 날 향해 웃던 너도, 널 보며 설레여 했던 나도. 나는 그 추억들을 차곡 차곡 상자에 쌓듯 머릿속에 아로새겼다. 이제 그만 보내주자 어디서 목소리가 들렸다. 아마 ...

녤휘옹

꽃이 진 자리. W.레이첼 역시 이런 때는 일이 최고였다. 하룻밤을 꼴딱 새어 티져영상을 완성했다. 덕분에 나는 다니엘 생각에서 조금이나마 멀어질 수 있었다. 제작발표회날 아침 성우선배는 완성된 영상을 보며 빙긋이 웃었다. 맘에든 것이다. 편집을 맡은 스텝들은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. 성우선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작발표회가 있는 저녁전까지 영상을 다시 갈...

옹휘녤

꽃이 진 자리. W.레이첼 미련도 적당히 떨어야 귀엽지 이럼 흥미없어 너, 말을 마치고 내 턱을 그러쥐는 다니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. 살짝 인상을 쓰다가 간신히 말을 쥐어짜냈다. "헛소리 마" 울음을 삼키느라 목소리가 떨렸다. 들킬대로 다 들켜놓고 이제와서 애둘러 쏘아붙이는 내 꼴이 내가봐도 우스웠다. "그래? 그럼 잘 숨겨보든가""뭐?""니 마음 말야,...

옹녤휘

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오늘따라 연습이 힘들었다. 춤은 좋아했으니까 곧 잘 췄지만 노래는 아직 어려웠다. 결국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에게 꽤 오래 혼이나고 나서야 연습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. 새벽 1시즈음 집에 다다랐을 때 이대휘에게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. 자겠지? 잠든 이대휘의 얼굴이 떠올라 푸스스 하고 웃음이 터졌다. 보고싶은 마음에 지난 ...

녤휘

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다시 지키던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날 발견한 성우선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. 다친 무릎이 아파 절뚝이며 걸어왔기 때문이다. 선배는 내 몸 상태를 빠르게 훑었다. 손과 얼굴에 생채기가 나있었고 무릎은 피가 난 모양인지 바지가 피로 살짝 젖어 있었다. "넘어졌어?""별거 아닌데, 괜찮아요""괜찮기는, 잠깐 있어""네?"...

녤휘

꽃이 진 자리 W.레이첼 오후 촬영은 세트장에서 진행됐다. 다니엘은 완벽하게 셰프복장을 한 채로 세트장안에 들어섰고 여자 스텝들은 뒤에서 진짜 미쳤다. 완전 멋지다. 하며 수근거리기 바빴다. 다니엘은 수줍게 웃으며 신은수와 미리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. 둘의 눈빛이 진하게 오고가는 걸 보니 괜히 속이 더부룩해졌다. 점심이 체한게 분명했다. 슛이 들어가자 둘은...